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대표회장 윤희구 목사)가 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한국장로교총회 설립 100주년 기념대회’를 개최하고 하나 된 장로교회를 선포했다. 27개 장로교단 2만여명의 성도들은 1912년 9월 1일 조선예수교장로회로 시작한 한국장로교회의 100년 역사성을 자축하고 새로운 100년을 기대했다.
‘세상의 빛으로 통일을 준비하는 새로운 백년’이라는 주제로 대회에서 참석자들은 같은 장로교 신앙에 따른 예배와 성찬식, 죄책 고백, 공동체를 위한 공동기도 등을 드리고 ‘한국장로교회 새 100년 선언문’을 발표했다.
한장총은 선언문에서 “한국장로교회의 분열을 하나님 앞에 통회하고 분열된 교회가 한 몸을 이루기 위해 대한예수교장로회 연합총회라는 한 교단 다체제 출범을 선포한다”면서 “선(先) 선포 후(後) 조직의 원칙에 따라 예장 연합총회의 헌법을 각 교단 총회에 상정하고 이를 수락한 총회가 회원이 된다”고 강조했다.
주 강사로 나선 김삼환(서울 명성교회) 양병희(서울 영안교회) 이윤재(분당 한신교회) 목사는 화해와 통일을 위한 민족교회의 역할을 당부했다. 김삼환 목사는 “장로교회는 이 민족의 소망으로 저주의 땅을 살아나게 하고 생명의 생수가 흐르게 하는 축복의 통로역할을 했다”면서 “이제 한국교회는 희생과 겸손 사랑 봉사로 본을 보이고 새 100년을 맞아 일치단결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향해 뻗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병희 목사는 “한국교회 분열 원인은 신앙본질에서 벗어났기 때문인데 교회 회복을 위해 반드시 종교개혁의 근본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한국교회가 연합하고 치유될 수 있도록 세속적 욕망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같은 신학, 성례전으로 하나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윤재 목사도 “하나의 성경, 같은 믿음, 하나의 성령을 고백하는 한국교회는 하나의 민족교회로 연합해 사랑과 섬김을 실천하고 민족의 소망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장로교 대표로 축사한 인요한 연세대 의과대 교수는 “일제강점기 전 국민의 2%에 불과했던 기독교인이 독립운동가의 30%를 차지했듯 교회는 다시 빛과 소금이라는 초심을 되찾아야 한다”면서 “특히 예수를 단순히 훌륭한 사람으로 착각하게 하고 교회를 무력화시키는 서양교회의 ‘영적 후천성 면역결핍증’인 자유주의 신학은 절대 답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은 박인주 청와대 사회통합 수석을 보내 축사를 전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도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교회의 역할을 부탁했다. 예배 후 참석자들은 태풍 피해 농가를 돕기 위해 낙과(落果) 800봉지를 구입했다. 이날 드려진 헌금은 탈북자 대학생과 북한 수해 주민을 돕는 데 쓰인다.
이날 대회에는 방지일 이종윤 윤희구 엄신형 박위근 유정성 한영훈 권태진 손달익 정주채 유중현 김선규 오정호 목사 등 교계 지도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그러나 국내 최대 교단인 예장 합동이 불참해 한국교회 연합운동이 순탄치만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