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지나 전쟁과 고아의 땅 다시 찾아
CTS 초청 한국전쟁 미선교사 40여명 방한
한국전쟁 이후 고아 돌봄 사역에 헌신했던 미국 선교사 일행 40여 명이 40여 년의 시간을 넘어 한국 땅을 다시 밟았다.
이번 방문은 한국을 위해 젊음을 바친 선교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감사와 섬김을 실천하기 위해 CTS 창립 17주년과 한국전쟁 발발 62주년을 맞아 추진됐다.
이들 선교사들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에 한국에 파송되어 1972년까지 대구 경산 지역을 중심으로 고아와 불우한 사람들을 도왔다.
특히 1953년 2월 설립한 직업학교를 통해 고아들에게 일반 지식과 다양한 직업기술들을 가르쳤다.
선교사들은 현재 70세 후반에서 90세 초반의 초고령으로 이번이 마지막 한국방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956년 갓 결혼 후 부부가 함께 3년간 한국에서 봉사했던 캔브런크 선교사(83세)와 아내 트와일라 선교사(81세)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내가 사는 미국이 전부가 아님을 알았고, 잘살고 좋은 교육을 받는 것보다 중요한 게 있음을 배웠다”면서 “젊은 시절 한국에서 봉사한 것을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1957년부터 15년간 직업학교 교장으로 봉사한 보스 선교사(83세)도 “한국에서 봉사한 것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그것은 인생을 변화시켰다”며 “지금도 한국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미선교사 환영감사예배는 김성근 목사(목동제일교회)의 사회로 시작해 감경철 장로가 환영사를 전했고, 최희범 목사의 기도에 이어 이수영 목사(새문안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상속자’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이 목사는 “예수가 우리를 아무 조건 없이 살리셨음으로 우리도 주변의 이들을 조건없이 도와야 한다”면서 “예수의 피땀으로 구원을 얻은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리고 실천하기 위해 피땀을 아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교사 여러분은 한국전쟁의 전란 가운데 오셔서 지극히 작은 자들을 주님의 마음으로 섬기셨던 분들”이라며 “여러분이야말로 창세로부터 예비된 하나님 나라의 상속자들”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김정서 목사(제주영락교회)와 김정석 목사(광림교회)가 찾아 축사를 전했고, 박위근 목사(통합 총회장), 이기창 목사(합동 총회장), 이영훈 목사(기하성여의도 총회장),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전병헌 의원(민주통합당)의 영상축사가 이어졌다.
선교사 대표로 답사를 전한 로버트 거버 선교사는 “여러분과 소통에 문제도 있었고,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있었으며, 많은 약속들을 하고 기대치를 높여놓고도 이행하지 못했던 것들도 있다”고 실수들을 고백하며 미안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이러한 우리들의 미숙함과 실수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람들은 우리를 받아줬고, 키도 크고, 팔에 털도 나고, 눈 색깔도 다르고, 코도 큰데 우리를 한 가족으로 인정해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또 “한국의 아름다운 삶과 경관을 보여주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줬으며, 한국의 유산을 가르쳐주고, 새벽 5시에 종소리가 울릴 때 기도하는 방법도 알려줬다”며 “여러분으로부터 이방인을 어떻게 환대하는지, 어떻게 나누는지, 어떻게 잿더미에서 이런 나라를 일궜는지 배웠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이날 환영사를 전한 감경철 회장은 “오늘은 한국을 사랑한 여러분의 기도가 하나님의 방송을 통해 응답된 감격적인 날이다. 하나님께서 CTS를 사용하셔서 여러분을 한국으로 다시 부르셨다”면서 “하나님의 은혜로 잘 살게 된 우리가 진정한 은인인 여러분에게 관심이 부족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한국을 섬겨주신 그 숭고한 뜻을 기리도록 하겠다”고 인사했다.
선교사들은 이번 방한을 통해 대구와 경산지역 사역지를 방문하고, 그들이 설립한 직업학교 동문회와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또 서울을 돌아보며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견학하게 되며, CTS는 이들의 족적을 따라 다큐멘터리 등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해 시청자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임경래 기자]<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