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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공과 하는 일은?
 저는 줄리어드에서 콜라보레이티브 피아노(collaborative piano)전공을 했으며, 석사와 아티스트 디플로마(최고 연주자 과정)를 마쳤습니다.
 

 콜라보레이티브 피아노는 단순히 반주만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데, 반주를 떠나서 체임버 뮤직, 오케스트라 피아노, 오디션 피아노 그리고 오페라 하우스에서 성악과 코치로 때로는 지휘까지도 합니다. 다른 악기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체임버 뮤직에 필요한 밸런스, 테크닉 이슈를 쉽게 만들어주고, 또한 오페라 성악가를 코치하고 같이 연주하기 위해 기본적인 성악 테크닉과 3개 국어(이탈리아어, 독일어, 불어 또는 약간의 러시아어 등)를 해야 합니다. 또한 시창과 청음 능력은 기본이고, 항상 다른 음악인들과 같이 연주하기 때문에 넓은 마음과 좋은 인간관계, 배려심도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생활을 하다 보니 약간의 경영학적인 면도 배우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유명한 연주자, 성악가에게는 항상 콜라보레이티브 피아니스트가 전공 선생님과 함께 꼭 필요한 사람으로 자리 잡고 있어요. 성악가들이 1주일에 한 번씩 발성 레슨을 받고 콜라보레이티브 피아니스트에게 한 번씩 음악적인 디테일을 배우면서 곡을 준비해 갑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청중에게 감동을 주는 음악으로 다듬어 주며 연주할 때 같이 전달해 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한국에서도 이제는 콜라보레이티브 피아니스트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활동무대가 세계적이라고 알고 있는데 근황은?
 저는 약 2년 동안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린더만 영아티스트 피아니스트로 활동했으며, 올해는 뉴욕에 있는 고담 체임버 오페라에서 10주년 기념 오페라를 맡아서 음악코치를 한 후 미국 찰스턴에 있는 스폴레또 오페라 페스티발 음악코치로 초청받았습니다. 이 일이 끝나면 바로 워싱턴에서 남편과 같이 리사이틀을 하고 뉴욕 고담 체임버 오페라에서 4개의 오페라를 연주할 예정입니다. 
 

 가을에는 뉴욕 필하모닉 체임버 뮤직 시리즈 리사이틀에서 뉴욕 필하모닉 단원과 연주 후에 샌프란시스코, 오블린 등에서 현재 메트로폴리탄 테너 주역인 알렉 슈레이더와 연주 투어를 하고 다시 뉴욕 카네기홀에서 연주합니다. 또 중간 중간에 오페라 시즌에서 코치하고 그 사이에 여러 연주가 있어요. 정말 상상할 수 없는 크신 은혜로 주신 선물인 음악을 최대한 많이 나누며 연주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길 바라고 있습니다.

 
Q. 제일 큰 후원자는?
 당연히 하나님이시죠. 하나님께서 함께하시지 않으면 이렇게 행복하게 음악을 할 수 없습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갈 길이 멀지만 정말 행복하게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이루어 놓은 것이 많지 않지만 지금의 위치에서 음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저의 모교회인 명성교회에서 받은 신앙훈련과 김삼환 목사님의 말씀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노래를 잘하여 독창을 많이 했고, 동남노회 대회에서 금상도 많이 탔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는 찬양대 반주를 시작했어요. 그때 만난 찬양대 선생님은 음악적으로도 굉장히 훌륭하셨고 교회의 직분을 책임감으로 감당하도록 강하게 가르치셨습니다. 한번은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갔는데 폭우로 토요일에 돌아오게 되어서 찬양 연습을 하지 못했어요. 그 다음날 바로 반주자가 바뀌었어요. 그때 책임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과 반주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웠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책임감입니다.
 

 명성교회 주일학교에 다닐 때 새벽기도는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부모님께서 깨우실 때마다 짜증을 내고 졸면서도 잘 따라 다녔어요. 그런 습관이 미국의 줄리어드에서도 계속 되었어요. 유학생활은 모든 것이 장벽이고 해결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새벽예배를 드리며 기도하고 부르짖다보면 정말 놀랍게도 하나님께서 다 해결해 주셨습니다. 그 맛을 보게 되니 새벽예배에 빠질 수가 없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새벽기도를 훈련시키신 나의 명성교회와 목사님이 정말 자랑스럽고 감사합니다. 뉴욕에 있는 많은 명성교회의 유학생들이 새벽예배를 잘 드리고 있어요. 김인혜 집사님의 딸인 수연이도 빠지지 않고 새벽예배에 잘 다니고 있습니다.

 

Q. 부모님의 신앙교육은?
 스파르타식 입니다. 신앙과 교회생활, 목사님께는 무조건 순종하는 교육을 받았어요. 어릴 때 친구들이 강남학군으로 많이 이사를 갔어요. 당시 아빠 직장이 강남이셨고 강남에 아파트가 있었는데도 절대로 이사를 가지 않고 명일동에서 전세로 계속 살았어요. 그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또 예배시간에는 항상 앞자리에 앉으라고 하셨어요. 가정예배, 수요예배와 주일저녁예배까지도 필수였어요. 제가 몸이 아파서 새벽기도를 갈 수 없을 때는 아버지가 예배에 다녀오신 후에 저를 어루만져 주시면서 30분 동안 기도해 주시고 아침 식사시간에 설교말씀을 다시 전해주셨습니다. 요즘도 전화로 목사님의 말씀을 요약해서 전해주세요. 부모님의 신앙을 닮아가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Q. 멋진 첼리스트 남편을 어떻게 만났는지? 남편의 신앙은?
 하나님께서 저에게 너무 과분한 사람을 주셨어요. 저희는 줄리어드에서 만났습니다. 제가 중국인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는 신앙이 없었고 첼로만 열심히 하는 가난한 유학생이었습니다. 하루에 한 끼니만 먹고 나머지는 물로 배를 채우면서 첼로 연습만 하는 모습이 너무 불쌍해서 제가 다니는 뉴욕 초대교회의 첼리스트로 봉사할 수 있도록 인도했습니다. 그 당시에 교회에서 한 번 봉사하면 한 주일에 40불씩을 받았는데, 이 금액이면 하루에 두 끼니는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매 주마다 중국인이 한국 교회에서 열심히 연주하는 모습이 예쁘다고 권사님들과 집사님들께서 사랑해 주시고 잘 챙겨 주셨습니다. 그분들의 사랑에 감동한 남편은 교회를 좋아하기 시작했고, 목사님의 설교에 은혜를 받으면서 세례를 받고 교인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본격적으로 설교를 알아들을 수 있는 맨해튼에 있는 미국 장로교회에서 첼로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중국 공산정권 이전에 남편의 증조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중국 초대 교인으로 독일 선교사를 모시면서 교회에서 사셨답니다. 그 후 공산화가 되면서 신앙을 지키기가 어려웠는데 하나님께서 저와 남편을 통해서 다시 믿음을 회복시키셨다고 감격하시면서 시할머님께서 눈물을 흘리셨어요. 지금은 저희 시어머님도 교회에 잘 나가고 계십니다.
 

 남편은 교회에 다니면서 은혜를 받았으며 하나님께서 많은 기적을 보여주셨습미다. 오디션과 만나는 사람은 물론 물질적으로, 사회적으로 하나님께서 얼마나 많은 축복을 해 주시는지 그저 놀랍고 감사할 뿐입니다. 
 

 그리고 남편이 믿음의 씨를 뿌리는 그때에 유학 오신 김하나 목사님과 김윤경 사모님께서 믿음의 뿌리가 굳게 내리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지금도 남편은 김하나 목사님을 가장 좋아하며, 친구이자 롤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Q. 같은 길을 걷는 음악인으로 가정생활은?
 남편에 대해 자랑할 것이 정말 많습니다. 남편은 저의 직업을 존중해주고 잘 도와줍니다. 남자와 여자가 일을 할 때, 여자가 남자보다 힘이 약하니까 남자가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 남편의 생각이에요. 제가 요리를 하면 정말 고마워하고 남편이 꼭 설거지를 합니다. 그런 남편을 보면서 가정이 우선이라고 항상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저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교회 반주는?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가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분께서 주신 달란트를 잘 가꿔서 영광 돌리는 일입니다. 그것이 하나님 자녀로서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 반주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봉사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제가 받은 선물입니다. 이것은 명성교회에서 어려서부터 받은 훈련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피아노 잘 친다고 교회에서 반주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허락하시고 모든 것을 인도해 주셔야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회가 오면 무릎 꿇고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합니다.

 

Q.장래의 소망과 기도는?
 제가 하는 일로 세계에서 최고가 된 후,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큰소리로 외치고 싶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처럼 믿음의 대를 잇는 좋은 가정을 이루어 행복하게 교회를 섬기는 장로님, 권사님 부부가 되고 싶습니다. 
 

 또한 클래식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남들에게는 음악으로 행복을 주지만 정작 본인은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빛과 희망이 되기를 기도하고 있습지다.02_0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