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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끊임없이 부상자가 생겼지만 그 당시에는 의료 시설이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의학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우선 군의관으로 채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진료를 해야 하는 군의관으로서는 죽어 가는 사람들을 위해 제대로 손도 쓰지 못하는 것이 너무 속상하고 답답할 뿐이었습니다.

 

“이거 약도 없는데 큰 일 났네. 어제도 이런 증상으로 사람이 죽었는데.”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들은 환자는 다음날이면 꼭 죽었습니다. 그러나 똑같은 환자라도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이 정도면 나을 수 있습니다. 한잠 푹 주무십시오. 오늘 밤만 지나면 괜찮을 것입니다.”

 

라고 하면서 소화제라도 주면 그것을 치료약으로 믿고 먹고는 잠도 잘 자고 증세도 호전되었습니다. 말 한마디가 엄청난 영향을 주더라는 것입니다. 배아픈 사람도 약이 없으니까 머큐로크롬이라는 빨간 약을 발라 주었다고 합니다. 이가 아프다고 해도 발라 주고, 귀가 아프다고 해도 발라 주었는데 신기하게도 병이 곧잘 나았다고 합니다. 군의관이 용기를 주며 이야기하는 대로 환자가 믿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말 한마디가 이렇게 귀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