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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값 치러야 할 이들을 ‘별장’에서 지내게 한다?
“길 잃은 양 품는 게 교회 사명 아닌가요”
“재소자가 새사람이 돼서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게 하는 일, 사회 안정에 이처럼 크게 기여하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한국 교회가 사명감을 가지고 감당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15년간 정성을 들여 준비해 온 소망교도소가 오는 10월 문을 연다. 그간 가장 큰 역할을 한 재단법인 아가페 이사장 김삼환(명성교회) 목사는 “모든 게 순조롭게 돼 가고 있고 잘 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소망교도소의 성공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23일 김 목사에게 소망교도소 운영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들어봤다.
김 목사는 소망교도소의 차별성은 재소자를 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나온다고 했다. ‘사회적 낙오자’,‘죄 값을 치르기 위해 고생해야 할 사람’, ‘선량한 시민들과 다시는 섞여서는 안 되는 예비 전과자’등으로 보는 세속적 시각으로는 이런 민영교도소를 생각해낼 수도 없고, 만들 수도 없다는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실수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재소자들은 다만 법적 기준을 넘는 실수를 한 사람들이지요. 그렇지만 본질적으로 사람은 다 죄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죽으셨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누구나 다 돌아올 수 있습니다. 돌아와야 합니다.”
소망교도소는 재소자를 ‘아직 복음이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로 바라본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교도소 같지 않은 건축’을 목표로 한 교도소 시설도 그 같은 관점을 반영한다.
김 목사는 “창이 넓고 내부가 아름다운, 별장 같은 분위기 속에서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억압적이지 않은 자세로 수용자에게 접근해갈 계획”이라며 “수용자들의 마음을 열고 내적 변화를 꾀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건축의 모든 과정이 하나님께서 개입해주셔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양보다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교정 프로그램이다.
“재소자를 잘못된 길에서 돌아오게 하려면 환경을 바꿔야 합니다. 그런데 환경이라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는 바뀌지 않아요. 마음과 정신과 인격이 예수님을 만나야 합니다. 사람은 자신의 힘만으로는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능력이 없어요.”
김 목사는 그간 여러 차례 “소망교도소 재범률을 4% 이하로 만들 것”이라고 밝혀 왔다. 굳이 4%라는 수치를 강조하는 것은 브라질 휴마이타 교도소가 기록한 바 있는 세계 최저 수준의 재범률이 4%대이기 때문이다. 이 교도소는 1984년 민간 운영으로 바뀐 뒤 그전까지 75%에 이르던 재범률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미국 텍사스, 아이오와, 캔자스의 민영교도소들도 재범률이 8% 수준이다.
이는 단순히 국영이냐 민영이냐에서 나오는 차이는 아니라는 것이 아가페 재단의 설명이다. 물론 재범자에 대한 역학조사 등으로 재범의 원인을 차단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기독교 가치에 따른 운영과 재소자들에게 복음을 불어넣는 차이라는 것. 김 목사는 이를 ‘길을 묻는 행위’에 비유했다.
“처음 가는 길에서 헤매지 않으려면 길을 물어볼 사람을 잘 골라야 합니다. 엉뚱한 사람에게 물으면 엉뚱하게 갈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세상에는 ‘길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어요. 한 사람도 없지요. 오직 예수님께 물어야만 길을 제대로 갈 수 있어요.”
특히 김 목사는 대부분의 재소자들이 어려서는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렸고, 교도소에서 범죄 선배들에게 영향을 받고, 세상에 나가서는 또 전과자들끼리 어울리기 때문에 평생 나쁜 길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이라며 “그 흐름을 끊기로 결단하는 사람들이 우리 소망교도소에 자원하기를 바라고, 여기서 예수님을 만나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소망교도소 준비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면서도 한 가지 아쉬움을 토로했다. “많은 교회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한국 교계의 전반적인 관심과 동참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어요. 목사나 성도나, 여기 와서 일하려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애만 먹고 인기도 명예도 얻을 수 없는 일이지요.” 김 목사는 이어 “그렇지만 주의 종이 할 일은 바로 이런 것”이라면서 교회와 성도들에게 보다 관심을 갖고 참여해줄 것을 부탁했다. “예수님이라면 바로 이런 사람들(재소자들)을 위해 일하시지 않으셨겠습니까? 기독교의 정체성은 바로 이런 일을 하는 데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동참해 주길 바랍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
“길 잃은 양 품는 게 교회 사명 아닌가요”
“재소자가 새사람이 돼서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게 하는 일, 사회 안정에 이처럼 크게 기여하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한국 교회가 사명감을 가지고 감당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15년간 정성을 들여 준비해 온 소망교도소가 오는 10월 문을 연다. 그간 가장 큰 역할을 한 재단법인 아가페 이사장 김삼환(명성교회) 목사는 “모든 게 순조롭게 돼 가고 있고 잘 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소망교도소의 성공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23일 김 목사에게 소망교도소 운영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들어봤다.
김 목사는 소망교도소의 차별성은 재소자를 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나온다고 했다. ‘사회적 낙오자’,‘죄 값을 치르기 위해 고생해야 할 사람’, ‘선량한 시민들과 다시는 섞여서는 안 되는 예비 전과자’등으로 보는 세속적 시각으로는 이런 민영교도소를 생각해낼 수도 없고, 만들 수도 없다는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실수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재소자들은 다만 법적 기준을 넘는 실수를 한 사람들이지요. 그렇지만 본질적으로 사람은 다 죄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죽으셨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누구나 다 돌아올 수 있습니다. 돌아와야 합니다.”
소망교도소는 재소자를 ‘아직 복음이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로 바라본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교도소 같지 않은 건축’을 목표로 한 교도소 시설도 그 같은 관점을 반영한다.
김 목사는 “창이 넓고 내부가 아름다운, 별장 같은 분위기 속에서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억압적이지 않은 자세로 수용자에게 접근해갈 계획”이라며 “수용자들의 마음을 열고 내적 변화를 꾀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건축의 모든 과정이 하나님께서 개입해주셔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양보다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교정 프로그램이다.
“재소자를 잘못된 길에서 돌아오게 하려면 환경을 바꿔야 합니다. 그런데 환경이라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는 바뀌지 않아요. 마음과 정신과 인격이 예수님을 만나야 합니다. 사람은 자신의 힘만으로는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능력이 없어요.”
김 목사는 그간 여러 차례 “소망교도소 재범률을 4% 이하로 만들 것”이라고 밝혀 왔다. 굳이 4%라는 수치를 강조하는 것은 브라질 휴마이타 교도소가 기록한 바 있는 세계 최저 수준의 재범률이 4%대이기 때문이다. 이 교도소는 1984년 민간 운영으로 바뀐 뒤 그전까지 75%에 이르던 재범률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미국 텍사스, 아이오와, 캔자스의 민영교도소들도 재범률이 8% 수준이다.
이는 단순히 국영이냐 민영이냐에서 나오는 차이는 아니라는 것이 아가페 재단의 설명이다. 물론 재범자에 대한 역학조사 등으로 재범의 원인을 차단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기독교 가치에 따른 운영과 재소자들에게 복음을 불어넣는 차이라는 것. 김 목사는 이를 ‘길을 묻는 행위’에 비유했다.
“처음 가는 길에서 헤매지 않으려면 길을 물어볼 사람을 잘 골라야 합니다. 엉뚱한 사람에게 물으면 엉뚱하게 갈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세상에는 ‘길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어요. 한 사람도 없지요. 오직 예수님께 물어야만 길을 제대로 갈 수 있어요.”
특히 김 목사는 대부분의 재소자들이 어려서는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렸고, 교도소에서 범죄 선배들에게 영향을 받고, 세상에 나가서는 또 전과자들끼리 어울리기 때문에 평생 나쁜 길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이라며 “그 흐름을 끊기로 결단하는 사람들이 우리 소망교도소에 자원하기를 바라고, 여기서 예수님을 만나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소망교도소 준비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면서도 한 가지 아쉬움을 토로했다. “많은 교회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한국 교계의 전반적인 관심과 동참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어요. 목사나 성도나, 여기 와서 일하려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애만 먹고 인기도 명예도 얻을 수 없는 일이지요.” 김 목사는 이어 “그렇지만 주의 종이 할 일은 바로 이런 것”이라면서 교회와 성도들에게 보다 관심을 갖고 참여해줄 것을 부탁했다. “예수님이라면 바로 이런 사람들(재소자들)을 위해 일하시지 않으셨겠습니까? 기독교의 정체성은 바로 이런 일을 하는 데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동참해 주길 바랍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