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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차례씩 열리는 명성교회의 새벽기도는 여타 교회의 주일예배와 마찬가지로 생동감 있게 진행된다. 명성교회 제공

매일 6만여명의 교인들이 5차례에 걸쳐 새벽기도를 하는 교회가 있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담임 목사 김삼환)는 새벽기도와 함께 태어난 교회라고 불린다. 1980년 상가 2층에서 25명의 교인으로 시작해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 교회가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새벽기도가 교회의 성장 동력이었다고 말한다.

명성교회가 창립 30주년을 기념, 2일부터 6일까지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입니다’는 주제로 특별새벽집회를 진행 중이다. 특히 4, 5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목회자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벽기도 국제콘퍼런스도 열린다. 콘퍼런스에서는 김삼환 담임목사를 비롯, 앨런 윌러 미국 필라델피아 에넌 성막침례교회 목사, 김상복 할렐루야교회 목사 등 10명의 목사가 새벽기도와 관련한 내용을 전하는 강연도 진행된다.

김삼환 목사가 콘퍼런스에서 강연하는 ‘명성교회 새벽기도의 뿌리와 특징’ 원고에 따르면 새벽기도는 예수와 사도들은 물론이고 구약의 야곱과 모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뒤 교부들과 수도원을 거치며 면면히 전해오다 종교개혁 이후 서방 개신교회에서 사라진 새벽기도가 한국 교회에 정식으로 부활한 것은 한국인 최초의 장로교 목사로, 100년 전 평양 대부흥을 일으킨 길선주 목사에 의해서였다.

김 목사에 따르면 새벽기도가 특별한 이유는 예수가 가르치고 모범을 보여준 가장 좋은 영적인 유산이기 때문.

새벽기도는 육의 생각을 버리는 시간에 하루의 첫 것, 첫 시간, 첫 마음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점에서 소중한 것 못지않게 새벽 그 자체로 놀라운 시간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새벽은 영적으로 신비하고, 능력의 시간이자 아이디어와 지혜가 샘솟는 시간, 치유의 시간이자 기도로 체험적인 신앙으로 인도하는 시간, 성결한 삶을 시작하는 시간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여기에 더해 새벽기도가 우리 민족의 정서에도 잘 맞는다고 강조한다. 새벽마다 정화수를 떠놓고 천지신명께 빌던 우리 할머니, 어머니들의 정성이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시대 상황 및 개인적 절박감 등과 어우러져 자발적인 새벽기도운동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새벽기도가 하나님과의 교제를 열어주고, 하나님 나라의 확장 통로가 되는 것에 더해 하루의 전 삶이 기도가 되게 한다고 말한다. 새벽기도를 하기 위해서는 너무 늦지 않게 자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 기도하고, 기도를 마치면 바로 일터로 나가야 하므로, 자신의 삶의 주기와 습관을 완전히 ‘기도의 삶 중심’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김 목사에 따르면 명성교회는 새벽기도를 통해 성장했다. 개척 초년 25명이던 새벽기도 참석자가 매년 곱절씩 늘어나 1985년에는 700명, 1995년에는 1만6000여명, 2009년 9월 6만여명에 이른 원동력은 총력 전도운동 등이 아닌, 평일의 새벽기도였다.

이 교회의 새벽기도가 이처럼 성장의 원동력이 된 것은 새벽기도가 생동감이 넘치기 때문이다. 매일 5부까지 진행하는 평일 새벽기도는 여타 교회의 주일예배나 마찬가지다. 설교는 성경공부를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빈곤한 농촌 가정에서 자라나 신앙을 지키며 험악한 목회여정을 걸어온 김 목사의 삶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말씀이 전해진다.

김 목사는 “명성교회의 새벽기도는 그동안 한국 교회에서 약화해 가던 새벽기도를 통한 영적 각성과 부흥의 불씨를 되살려냈다”며 “이젠 새벽기도운동이 세계 교회를 향해 영적인 은혜를 나누는 축복의 통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