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설 명절을 힘겹게 보내는 노숙인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선물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대표회장 김삼환 목사, 상임단장 이영훈·오정현 목사)은 12일 저녁 서울역 지하도에서 ‘설날 희망 큰잔치’를 개최하고 노숙인 1000여명에게 저녁 식사를 제공했다. 큰잔치는 설 연휴를 포함해 오는 16일까지 계속되며 설 당일에는 명절 선물로 방한복도 나눠준다.
이날 배식 봉사활동을 맡은 교회는 수지영락교회(배성식 목사), 은평성결교회(한태수 목사), 향상교회(정주채 목사)로 100여명의 성도들이 참여해 배식에 나섰다.
설 연휴를 반납하고 나온 신자들은 배식 준비에 팔을 걷어붙였고 눈발과 추위를 피해 모인 노숙인들을 따뜻하게 맞았다. 봉사자들은 밥과 반찬 등을 배식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일일이 붙였다. 봉사에 참여한 향상교회 안종익(39·여)씨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나누는 것이 예수님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맛있게 식사하시고 힘을 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식사는 육개장과 돼지고기 볶음을 비롯해 떡과 과일이 제공됐고 식사 중에는 찬양 봉사자들이 나와 성가를 불러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지난해 노숙인이 됐다는 최모씨는 “교회의 수고에 감사하다”며 “가족들과 있던 때가 그립다”고 말을 흘리기도 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배식뿐 아니라 다양한 섬김 활동도 이어갈 예정이다. 예배와 배식, 설거지 등을 도맡아 하게 되며 노숙인을 위해 이미용 봉사도 실시한다. 이미용 지원은 영락교회(이철신 목사) 등 5개 교회에서 담당한다.
앞서 열린 예배에서는 은평성결교회 한태수 목사(공동대표)가 ‘날 때부터 백발까지 품어주신다’를 제목으로 설교했다. 또 김삼환 대표회장을 비롯해 이영훈 상임단장의 축복 메시지도 이어졌다.
김삼환 목사는 “나그네 된 노숙인을 섬기기 위해 교회가 나섰다”며 “하나 되어 봉사하는 기쁨을 누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노숙인을 향해 “예수님이 여러분을 사랑하신다”며 “그 사랑으로 새 힘을 얻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교회봉사단과 한국교회희망연대가 통합된 뒤 개최된 첫 국내 봉사인 설날 큰잔치는 예수사랑선교회(김범곤 목사)와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5일간 23개 회원교회 600여명의 목회자와 성도들이 참여한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설날 큰잔치 이후 오는 4월 장애인 희망 축제와 10월 ‘2010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 12월의 노숙인과 함께하는 거리의 성탄잔치 등을 준비하고 있다. 희망봉사단은 현재 아이티 구호를 위한 교단과 NGO단체의 협력 회의인 ‘한국교회 아이티 연합’의 간사 단체로도 활동 중이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