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군에 있을 때 가정교사를 잠깐 동안 했습니다. 높은 분의 집에서 자녀를 가르쳤습니다. 어느 날 아침 중학교,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집 앞이니까 마음 놓고 편안하게 걷는데 헌병차가 그 옆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를 보자마자 사정을 물어 보지도 않고 막무가내로 헌병차에 태우더니 헌병들만 모여 있는 곳으로 끌고 갔습니다. 저는 쩔쩔매면서 서 있었고 그들은 “너는 이제 무사히 돌아가지 못한다, 오늘 죽었다.” 하면서 모두 한마디씩 호통을 쳤습니다. 들어오는 헌병들마다 동물원 짐승 구경하듯이 쳐다보며 헌병 생활 중에 이런 놈은 처음 보았다고 했습니다. 바지는 군복인데 위에는 속옷 차림이고, 슬리퍼 신고 목에 군번줄은 둘렀고, 이런 게 어디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너 어디 소속이냐?” “예. 저는 어느 어느 부대에 있습니다.” “너 하는 일이 뭐냐?” “예. 저는 높은 분을 모시고 있습니다.” “모시는 분이 누구시냐?” “예. 누구누구십니다.” “정말이냐?” 그러더니 부대로 바로 연락을 했습니다. 저는 참모가 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높은 분이 직접 오셨습니다. 1호차를 타고 와서 문을 벌컥 열고 “야! 얘, 왜 데려왔어?” 하는 것이었습니다. “너 빨리 나와, 차 타고 들어가.” 그 한마디에 저는 으쓱해졌습니다. 창피하던 제 모습이, 동물원 구경거리처럼 부끄럽던 제 모습이 그렇게 당당해질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옷 입은 너희들이 불쌍하다, 나야 얼마나 자유롭냐.’ 하는 생각을 하면서 1호차를 타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러 친히 오셨다는 이 사건이 기독교에서는 가장 놀라운 기적이며 가장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죽을 수밖에 없는 나를 찾으러 이 땅에 오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