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포럼의 키워드는 미래입니다. 이곳에서 인류 전체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약자나 가난한 사람을 돕지 않으면 건강한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주최한 다보스 포럼에 우리나라 종교 지도자 가운데 처음으로 초대받은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를 29일 다보스 콩그레스홀에서 만났다. 그는 "우리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나눔의 정신을 적극 전파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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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삼환 목사는“다보스 포럼에서는 나라가 건강하게 경제성장을 이루려면 신앙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했다. “기업은 기업답고, 정부는 정부답고, 교회는 교회다워야 한다는 거죠. 어느 한쪽이든 윤리를 벗어나면 위기가 온다는 걸 다보스 참석자들은 이해하고 있어요.”/최우석 기자김 목사는 "다보스 포럼의 400여개 세션 가운데 아프리카·아시아 최빈국들을 위한 세션이 30여개나 된다"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있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을 도와주려 애쓰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물론 국내에도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사람이 많은데 왜 해외까지 가느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죠. 그렇지만 우리가 잘살게 된 다음에야 남을 도우려 하면 영원히 못 돕습니다. 국내·해외 구분할 것 없이 당장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겐 도움을 줘야 합니다."

 

김 목사는 다보스에서 WEF 클라우스 슈밥(Schwab) 회장은 물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도 만나 국제사회에서 종교의 역할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 미국의 짐 월리스(Wallis) 목사를 포함한 기독교·천주교·이슬람교 지도자 20명과 각종 종교세션에 참가했다. '만약 한반도가 통일된다면?'이라는 주제의 세션에서는 패널리스트로 참여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잖아요. 돈은 혼자 잘살라고 있는 게 아니죠. 나누라고 있는 겁니다. 나눔의 기쁨을 깨달아야 합니다. 혼자 밀실에 앉아 좋은 것 갖고 있는 것은 기쁨이 아니라 향락입니다."

 

김 목사는 "누구든 가장 낮은 사람까지 배려하면 자기도 일어설 수 있다"고 했다. 남을 배려하면 축복받는 삶에 대해 깨닫게 되고, 스스로도 일어설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어 "한국이 아프리카로 나가야 한다"면서 "우리가 조금만 도와주면 모두를 한국의 친구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명성교회는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르완다 등에 병원 및 교육시설 등을 지원하고 있다. 6·25 참전국인 에티오피아의 경우 1000만달러를 들여 최고 수준의 병원을 지어주었다. 또 오랜 내전으로 극도로 피폐해진 르완다에는 영농시설을 만들어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