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것 하나 저의 것은 없습니다. 전부 주님의 은혜입니다. 주님이 새벽을 깨우셨고, 우리가 흘린 눈물을 닦아주셨고, 더러운 옷을 갈아입혀주셨습니다.”
서울 강동구 구천면로 명성교회(김삼환 목사) 특별새벽집회(특새) 첫날인 1일 오전 6시 김삼환 원로목사는 강대상에 올라 이렇게 기도했다. 강대상 앞엔 100여명의 아이들이 앉았다.
그는 ‘아브라함의 자손’(갈 3:6∼9)이란 제목의 설교에서도 “인간의 축복은 하나님께로부터 온다”고 강조했다. “지식 과학 문화가 발전했지만 인간은 여전히 방황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문제는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어요. 하나님이 주시는 복만이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최고의 복입니다.” 그의 목소리엔 새벽을 깨우는 힘이 있었다.
눈앞에 있는 수천명이 낯설었는지 강대상 앞에 앉아 있던 한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김 목사는 아이를 위로한 뒤 성도들을 향해 말했다. “우는 아이 하나 달래기 힘든 게 사람입니다. 세상을 다 가졌더라도 부모 마음대로 자식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복을 주셔야 존귀한 자가 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께 달려 있는 것입니다.”
이날 특새가 열린 교회 예루살렘성전에는 새벽부터 성경책을 든 성도들이 몰려들었다. 오전 6시가 되자 7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성전이 가득 찼다. 교복을 입은 학생, 유모차를 끌고 온 주부, 지팡이를 짚은 노인도 눈에 띄었다. 차를 가져 온 이들을 안내하기 위해 500여명의 성도들은 새벽 5시부터 교대로 주차안내를 했다.
평균 7만여명의 성도가 모이는 명성교회 특새는 ‘특새 열풍’을 불러일으켰을 정도로 한국교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번 특새는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자, 아브라함의 복을 받자’라는 주제로 5일까지 열린다. 1부(오전 4시50분) 2부(6시) 3부(7시20분) 4부(8시30분) 5부(10시) 등 하루 다섯 차례 열리고 2부 집회는 C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된다.
특히 이번 특새 기간 예루살렘성전 지하 1층에서는 특새가 처음 열린 1980년 9월 1일부터 지난해까지의 특새 기록을 담은 ‘메모리 앤 히스토리(Memory&History) 특별새벽집회 36년’ 전시회가 열린다. 이곳엔 성도들의 간증이 적힌 액자도 걸려 있는데 이런 고백이 눈길을 끌었다.
‘교회에 남는 자가 되길 기도했는데 지금까지 교회에 남는 자로 허락하신 것에 감사드립니다’(1982년·최주희 권사), ‘미숙아로 태어난 둘째딸을 위해 기도했는데 건강하게 자라 지금은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됐습니다’(1997년·오현주 권사), ‘희귀병을 앓다가 특새 이후 완쾌돼 죽음 앞에서 주님을 경험했습니다’(2014년·김혜숙 권사).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