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에선 가해자 부모가 정상적 신학을 하지 않고 목사 안수도 받지 않았다며

‘목사가 아니다’, ‘정상적 교회가 아니다’, ‘이단이다’며 보성 사건과 선을 긋고 있다.

물론 박 씨 부부의 행위는 결코 정상적 교회나 목회자가 보일 수 있는 게 아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정상적 교회와 목회자와 보성 사건을 구분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보성 사건은 교계 언저리에서 일부 ‘기도원’과 소위 ‘신유·은사 사역’이란 이름으로

암암리에 지속되고 있는 구타 행위와 그 맥을 달리하는 별개의 행위가 아니었다.

일부 기도원, 소위 신유·은사 사역자란 사람들 중 사람 몸에 귀신이 붙었다며

폭력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활동한다는 것을 기독교계는 부인하지 못한다.

귀신을 쫒아낸다고 하다가 사람이 죽는 사건은 교계 안팎에서 일년에 한두차례는

반드시 벌어지는 사건이다.

그런 점에서 정통교회는 보성사건과 선을 긋는 데서 이 문제를 끝내서는 안된다.

보성사건과 같은 불미스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절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그렇다면 보성사건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는 근본원인은 무엇일까?

모든 질병의 원인이 귀신이라고 보는 잘못된 귀신관을 가진 일부 사람들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구타, 폭행 등 비인격적 방법도 서슴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정말로 질병이 걸리게 된 원인이 귀신에 있다면 병자를 구타한다고 귀신이 사라지겠는가?

상식적으로 봐도 납득되지 않는 행위가 일부 기도원과 기독교계 사이비 은사 사역자들에게서 자행되고 있다.

독일내과의원 박관 원장(목사)은 성도들에게 균형잡힌 영성이 자리잡도록 양육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 중 하나가

극단적 영성이다”며 “의술, 의료행위, 약 등은 모두 하나님이 성도들에게 사용하라고

주신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사탄의 역사라면서 거부하는 것은 오히려 하나님의 은총을

거역하는 죄라는 것을 성도들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기독교인들도 건강하기 위해선 일반 사람들과 동일하게 운동을 하고 식사 조절을 해야 한다”며 “과학과 의학의 영역도 하나님이 주셨다는 건전한 세계관을 가진 성도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병준 교수(호남신대, 교회사)는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보성사건을 일으킨 당사자나

한국교회나 똑같이 ‘개독’으로 보고 있다”며 “이것이 한국교회의 가장 큰 고민 거리이자

문제다”고 안타까워했다. 정 교수는 “한국교회가 바른 교리를 토대로 연합하며 개교회 주의를 극복하고 한국사회에 순기능적 역할을 적극적으로 담당해야 한다”며

“사이비적 행각을 하는 단체들과 한국의 건전한 교회들을 일반인들이 자연스레 구분할 정도가 되도록 많은 시간을 공을 들여야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교회와 신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