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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n Birnham> , 1891

 

작년,  '영국 근대 회화전'에 갔을 때 제 마음을 사로잡은 그림이 있습니다.

존 에버렛 밀레이가 그린 <버넘 협곡>입니다.

이 그림은 스코틀랜드의 풍경을 사랑하던 밀레이가 그곳에 머물며 그렸던 

그의 모든 작품들 중 마지막 작품이기도 합니다.

 

밀레이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한 인물의 모습이나

순수한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주로 그린 화가였다고 하는데요,

이 그림에서 저는 화가의 쓸쓸하고 애정어린 시선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밀레이를 잘 알고 있었던 어린이 책의 저자이자 삽화가인 베아트릭스 포터는

이 작품에 대하여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버넘 홀을 무척 사랑했던 밀레이는 그곳을 떠나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마음에 무척 아쉬워했다. 작품 속에서 뒤돌아 서 있는 애절한 모습의 인물은

마치 그곳을 떠나야 하는 그의 안타까운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듯하다." 

 

화가는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림을 통해 화가와 소통할 수 있었던, 겨울이면 생각나는 작품들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