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는 내 인생을 바꿨다. 그는 또한 모든 디자이너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1990년대 초, 내가 실리콘 밸리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디자이너의 역할은 장식가와 비슷한 것으로 여겨졌다. 기술자가 제품의 기능과 구성을 결정한 후, 우리는 형태와 컬러를 제안했다. 디자인은 생산 과정의 끝, 추가적인 것이었다.
당시 CEO와 관리자들이 가장 많이 하던 질문은 “디자인이 어떤 가치를 창조하는가?”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디자인이 투자 수익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는지 의심했다. 그들은 PC 시장에서의 애플의 점유율이 작다는 것을 끊임없이 지적하면서 “디자인에는 델(Dell)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을 흔들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2012년으로 일찍 가서, 스티브 잡스가 모든 CEO의 인생 또한 바꾸어 놓았다고 말하기는 쉬울것이다. 이제 CEO들은 디자인을 중심으로 재정적인 전투에서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전투에서도 이길 수 있도록 기업을 이끌어야 한다. 현실에서는 CEO가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지 않는 한, 그리고 이것을 기업의 전체 사용자 경험으로 통합시키지 못하는 한, 사업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다.
그래서 이제는 디자인이 사업에 가치를 가져다 준다고 말하기가 쉬워졌다. 크고 작은 모든 소비자 중심의 회사들이 이러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클라이언트가 우리 디자인 회사에 와서 “이 분야 혹은 저 분야의 애플이 되고 싶다”라고 말할 때 우리는 이렇게 대답한다. “좋습니다. 그럼 당신은 스티브 잡스가 될 준비가 되어 있겠죠?”
스티브 잡스는 디자인의 업무를 바꾸는 것을 넘어 모든 CEO의 일을 바꿔놓았다. 그는 우리가 디지털 문화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었다. (중략) 오늘날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크리에이터다. 우리는 이미지를 찍고/편집하고/보내고/올리며, 블로깅을 하고, 트윗을 하고, 가족의 슬라이드 쇼를 만들며, 창조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참여한다.
즉, 우리(디자이너들)는 대화에 기여하고, 우리의 디지털 문화를 창조한다. 우리가 매일을 창조하고 공유하도록 하는 것은 스티브 잡스의 제품들이다. 기술을 접근 가능하게 만든, 그리고 가장 편리하게 만든 것은 사용의 용이함을 위한 스티브 잡스의 확고한 헌신이다.
이 때문에, 우리 모두는 스티브 잡스가 우리 삶을 바꿔 놓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브 베하(Yves Behar)는 스위스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로 디자인 에이전시 퓨즈프로젝트(fuseproject)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디자인 속에 ‘스토리 텔링’을 중시하는 그는 허먼 밀러, 스와로브스키, 도시바, 삼성 등과 함께 일했으며 네그로 폰테 교수의 100달러 노트북 프로젝트 OLPC 등 사회참여적 디자인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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