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교회도서관이 문이 열렸겠거니 하고 일찍 출발하였습니다.

3시 30분에 집을 나서서 전철을 타고 갔습니다.

도서관입구에 휴일이라는 팻말이 붙어있었습니다.

보고싶은 책이 있어서 빌려오고 싶었는데 다음으로 미뤄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시간이 넉넉해 기도실로 갔습니다.

그런데 기도가 나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이 핑계, 저 핑계로 기도를 쉰 것이 기도의 문이 열리지 않는 이유였는데

'기도가 이렇게 어려운 것이었나' 그런 생각마져 들었습니다.


어찌어찌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찬양대실로 갔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부르는데도 뜨겁게 다가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의미 없이 연습에 임하고 있는 제 자신을 느끼면서도 당황하지도 않는


예배가 시작되고,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하나하나 모으고 싶었지만

그 시간마저도 제 가슴은 뜨거워지지 않았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전철을 탔습니다.

우리교인들 세분이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는데,

두 분이 강동역에서 내리시는지 내리실 준비를 하시면서 앞에 계셨던 분도 우리교인이었는지

그분에게 앉아계신 한 분이 의정부에서 오신다고 소개를 하니, "저는 시흥에서 나옵니다."


그때 제 마음이 녹아지고 말았습니다.

명절 끝날/ 70이 넘으신 할머니께서 의정부에서 오실 때 어떤 마음으로 오셨을까?

하나님의 은혜의 고백이 온 몸과 마음에 베어있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것 아닌가?


의미 없이 연습에 임하면서도 하나도 당황하지 않던 제 자신과는 너무 다른 그분들을 보면서

내가 받은 은혜도 얼마나 많은데, 내가 받은 은혜도 얼마나 많은데


#-오늘의 기도; 아프게 가야 할 시간임에도 요즘 제 마음이 영적인 밭에서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많은 결단이 요구되는 시간인 것은 아는데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쉽지 않음을 경험합니다.

감사와 감격을 잃은 시간들이 길어지면서, 나태함과 게으름의 지배를 이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님! 다시 일어날 용기를 주옵소서.

겨울을 비집고 나오는 생명처럼, 저도 이 겨울을 훌훌 털고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옵소서.

이 후로 다시 쓰는 일기는 건강한 보고를 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옵소서.